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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로미오와 줄리엣'] 해당되는 글 5건
09/03/11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2009 내한공연 (4)
07/01/28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te) 2007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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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22   2007년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올라갑니다. (14)
05/05/26   [연극] 리투아니아 OK시어터- 로미오와 줄리엣 (3)


'다시' 시작되는 사랑의 대서사시를 '다시' 보게 될 줄이야...;;

연출이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가가 궁금했던 공연인데 기본적으로 2007년 버전과 동일하게 갑니다. 소소하게 바뀐 부분이 있긴 한데 무대, 가면 무도회의 하얀 의상들, 걸인스러운 죽음, 노래 못하는 줄리엣이 동일합니다. 같은 공연을 반복 관람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2007년 공연으로 마음을 접었어도 상관없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래는 역시 '다시' 시작되는 사랑의 대서사시를 '다시' 관람한 kats님과의 대화입니다. 빨간그림자의 복기에 기반한 것으로 내용이 재편집 되었음을 밝힙니다. 이하 kats는 카츠, 빨간그림자는 적영으로 표기.


적영: 09년도 <로미오와 줄리엣> 보신다더니 보셨어요? 저는 볼 계획이 없었는데 우연찮게 보게 되었어요. 참 어두운 공연이예요. 처음부터 끝까지 죽음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한가지의 분위기로 작품 전체를 몰아가는 느낌이랄까. 한마디로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의 이야기였던 거죠. 밝게 시작해서 어둡게 변하는 명도의 차이도 없이 오직 하나의 결말을 위해 달려가는 느낌이예요. 덕분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고 말해도 어두워요.

카츠: 저도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음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07년의 버전에서는 죽음의 캐스팅에 따라서 작품의 해석이 크게 달라질 정도였고요. 이 이야기는 죽음이 지배하는 베로나에서 죽음이 떠나는 이야기라고 보여요. 중간에 티볼트, 머큐쇼의 넘버를 보세요. 티볼트는 스스로를 폭력의 아들이라 말하고, 머큐쇼는 자신이 광기의 아들이라고 말하죠. 로미오와 줄리엣은 증오의 아이들이고요. 그들이 서로 사랑을 한다고 하더라도 레이디 몬테규와 레이디 캐플렛이 부르는 넘버들을 보면 그들이 증오의 아이들인 것은 맞지요. 이 세가지가 사라지게 될 때, 광기와 폭력과 증오의 아이들이 죽게 될 때 죽음은 베로나를 떠나게 되죠. 07년의 버전의 경우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고 난 후에 사람들이 무덤 안으로 들어오게 될 때 죽음은 무덤의 문을 닫고 밖으로 퇴장하죠. 죽음이 베로나의 밖으로 나가버리는 거예요.베로나에서 죽음이 떠난다는 상징성이 참 좋았어요. 09년에는 그냥 무대 옆으로 사라져 버리더군요. 저는 07년의 해석이 더 좋았다고 생각해요.

적영: 와, 폭력과 광기와 증오의 아이들이라는 해석은 멋진 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면 무도회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 시선을 교차하는 순간 그걸 중간에 끊어먹고 티볼트가 노래를 부르는 건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이 바뀌면 좋을텐데 연출이 손을 대지 않네요.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 파티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불러도 충분할 노래인데 말이죠. 그 상황을 오롯이 티볼트에게 몰아주려는 연출의 의도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참, 새로운 넘버가 하나 추가되었더군요. 빠졌으면 했던 Grosse(뚱뚱해)가 빠진 건 참 기쁜 일이예요. 유모와 캐플렛 경의 수다는 정말 빼야만 했어요. 대신 들어간 레이디 캐플렛의 Tu dois te marier가 오히려 균형에 맞다고 보여요. 제가 좋아하는 넘버인 On dit dans la rue(거리의 소문)이 다시 들어온 건 기쁜 일이고.

카츠: 07년 공연에 시인이 있었던가요? 없었죠?

적영: 없었던 것 같아요. DVD에는 확실히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빼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던데. 공간 사용이 너무 이상해지는 것 같아서요. 줄리엣이 독백을 하는데 시인도 따로 독백을 하는 건지, 아니면 줄리엣과 시인이 대화가 가능할 정도인건지 구분이 안가더라고요. 서로 다른 시공간에 있는 줄리엣과 시인을 무작정 교차시켜 버리는 식의 공간 사용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무도회 장면의 하얀 드레스들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동선이 꽤 많이 정리가 되었던걸요. 이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구분이 가요. 게다가 로미오가 무도회장에서 중간에 사라졌다가 나타나 파란 가운을 입어주시는 센스를 보여주시고요.

카츠: 죽음의 안무도 조금 바뀌었어요.

적영: 죽음의 의상이 바뀌었어야 하는데.

카츠: 경기가 어렵다 보니 좌석이 많이 비더군요. 아무래도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한참 동안은 내한이 성사되지 않을 것 같아요. 고가 정책의 내한 뮤지컬들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것 같아요.



공연기간 : 2009년 1월 29일(목) ~ 2009년 2월 27일(금)
공연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가격 : R석 15만원/ S석 12만원/ A석 9만원/ B석 6만원/ VIP 패키지석 20만원 (회당 110석 한정판매) VIP패키지석 구매시 OST와 프로그램을 증정. (단, 정가 및 10%할인 구매고객에 한함)
주   최 : (재)세종문화회관
주   관 : (주)지에스이엔티,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후   원 : MBC
제   작 : 극단 광장


- 2009년도 캐스팅 -

로미오: 다미앙 사르그(Damien Sargue)
줄리엣: 조이 에스뗄(Joy Esther)
벤볼리오: 씨릴 니콜라이(Cyril Niccolai)
머큐쇼: 존 아이젠(John Eyzen)
티볼트: 톰 로스(Tom Ross)
캐플렛 경: 아리에 이따(Arie Itah)
레이디 캐플렛: 스테파니 로드리그(Stephanie Rodrigue)
레이디 몬테규: 브리짓 방디띠(Brigitte Venditti)
영주: 스테판 메트로(Stephane Metro)
유모: 이다 고르동(Ida Gordon)
신부: 프레데릭 샤르테(Frederic Charter)


DVD판의 영주님이 신부가 되셨더군요. 개인적으로 DVD의 영주님을 좋아하기 때문에 신부로 나오신 것도 좋았답니다. 진작에 알았으면 꽃이라도 갖다 바치는 것을. 제가 본 날 관객들이 신부님에게는 아무도 꽃을 드리지 않아서 제가 슬펐답니다. 나는야 2층. 1층 맨 앞이라고 했더라도 사전정보 없이 끌려왔기에 신부님에게 공물을 바칠 수는 없었겠지만, 흑흑. 전 그 분의 Verona로 <로미오와 줄리엣>에 입문을 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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