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TEGORY
 CALENDER
| S |
M |
T |
W |
T |
F |
S |
| 29 | 30 | 31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27 | 28 | 29 | 30 | 1 | 2 |
| |
 NEW POST
 NEW COMMENT
 TRACBACK
 LINK
 SEARCH
 ARCHIVE
|
|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하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하도 물어봐서 하루 이틀 하던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이러나 싶었는데 그들이 묻고 싶었던 것은 "그럴 듯한 결과물이 있느냐"였던 모양이다. 그렇게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다"이다. 나는 여전히 과정중에 있고, 진행중에 있다. 내년 말까지 이러지 않을까 싶다. 딱히 입에 올릴 만한 변화는 없다. 모든 것들이 원만하고, 평온하다. 이것이야말로 질문자를 가장 기쁘게 할만한 대답이어야 정상 아닌가. 별일없이 잘 사는 것. 그런데 가끔씩 보다 은밀한 무언가가 있을거라 기대하며 샅샅이 탐색하려는 눈길을 마주치게 될 때가 있다. 잘 지내. 그거 말고. 어머니가 아프셔서 수술하셨어. 그건 알아. 책 읽고 글 써. 그거 말고. 내 근황에 대해 스무고개를 하다가 이래서 저 사람을 싫어하게 되었구나 싶었다. 어떤 사람들은 애정과 관음증을 혼동한다.
요즘 별 다른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은 채 하루 종일 집에 있다. 주로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고 있는데 벽지를 새로 바른다거나 문에 페인트를 칠한다거나 커튼을 바꾸는 식이다. '집' 혹은 '가족'에게 쏟는 시간과 애정이 높아지면서 생기게 된 현상이다. 어머니가 수술을 받으셨고, 여전히 체력이 회복되시지 않은 단계다 보니 관심사가 이쪽으로 향하는 모양이다. 나의 애정이란 의외로 한정된 것이어서 한쪽에 몰아주면 다른 곳에는 돌아갈 여력이 없다. 요즘에는 작업과 가족. 이 두가지가 가장 큰 화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말이다.
집에서 글을 쓰는 건 늘어지기 딱 좋은 일이다. 컴퓨터 열기로 인해 너무 더워서 밤에만 작업을 할 수 있다. 폐인으로 가는 지름길에 서 있는 듯 한데 어쩔 수 없다. 요즘 평균 취침 시간이 오전 9시 정도이다.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건 오후 9시 정도. 그런데 낮에 집에서 자다가 깨는 경우가 있다. 벌써부터 이러면 7~8월에는 어찌 살꼬. 선택지는 집에서의 올빼미 생활 혹은 도서관. 이 둘을 적당히 혼용하면서 여름을 나야할 모양이다. 늘어지기 않기 위해서 작업 일지를 꼬박꼬박 써보려고 하는데 잘 될까 모르겠다.
일단 가을까지 해야하는 일들이.....
0. 7월까지 이전에 썼던 논문을 풀어서 대중 교양서로 바꾸는 것
1. 7~8월에 SF 자료들을 열심히 읽고 애니메이션 시놉을 쓰는 것
2. 9월에 미팅할 음악극(그게 뮤지컬인지 오페라인지 알 수 없지만) 시놉을 쓰는 것
3. 10월에 제출할 두번째 졸업 작품을 쓰는 것
한 달에 하나씩 하면 된다. 참 쉽죠?!
써놓으니까 뭔가 그럴듯하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은데 막상 작업의 정체를 들여다보면 교정, 편집이랑 다를 바가 없다. 겉으로 나타나는 결과물은 '창작'의 형태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면 단순 노가다라고 해야할지. 명확하게 설명할 길이 없다. 하여간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만큼 아이디어가 넘치고, 창의적이며, 희열이 넘치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때때로 "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니까 재미있겠다~"라는 말을 듣는데 맞기도 하면서 틀리기도 하다. 예를 들면 아름다운 화면을 그리기 위해서 픽셀 단위로 색을 찍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와 비슷하달까. 결과물은 영감, 착상, 예술적인 환희 등등의 탈을 쓰고 있어도 작업은 어이가 없을 정도의 단순 반복이다.
아무튼 일하자, 일. 비가 와서 날씨도 선선한데 시원할 때 후딱후딱 진도를 빼야 오뉴월 더위 먹고 도로에 널부러져 있는 개새끼 마냥 퍼져있을 여유가 생길터. 그리하여 빵 굽는 타자기 모드. |
|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http://www.redshadow.pe.kr/tt/rserver.php?mode=tb&sl=1019
|
| |
| 소설을 쓰는 친구든, 곡을 쓰는 친구든, 그림을 그리는 친구든, 옆에서 보면 정말 '창작의 본질은 노가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정신적인 노가다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노가다이더라구요;;; |
 |
|
|
특히 한번 썼던 것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있노라면....
정신이 살짝 이상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모니터 앞에서 밤샘하며 폭식하다 보면 더욱더 이게 뭔 짓인가 싶을 때가;; |
| |
| "어떤 사람들은 애정과 관음증을 혼동한다." 앗. 요즘 머리에 떠도는 문장이었는데, 딱 적합한 문장을 찾아냈어요. 출처를 밝히고 언젠가 써먹을까봐요. (미리 허락구함ㅋ) |
 |
|
|
와하하, 철저한 풀잎피리님. 가져가셔도 돼요. ^^ |
| |
(...뭐라고 닉을 써왔는지 기억이... ;)
0번 일거리에 기대가 커. 논문을 완전히 졸면서 읽긴 했지만,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 |
 |
|
|
아우, 언니. 저도 완전히 졸면서 읽고 있어요.
이 딱딱한 문장들 좀 걷어내서 재미있을 법 하게 고치려고 하는데...
그게 또 완전 노가다라는! 다 갈아엎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다능!! |
 |
|
|
독자는 그런 거 모른다능. 완전 모른다능.
뭐랄까, 요리의 과정에는 관심이 전혀 없이, 식탁에 턱밭이 두르고 앉아 초롱초롱, 먹을 거! 먹을 거! 하는 게 독자아니겠어? ㅎㅎ
수고! |
|
|
|
|
|